12월5일 무역의 날, - 항만 야경, 무역, 컨테이너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항만의 밤에 서 있으면, 몸 안쪽 깊은 곳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천천히 올라온다. 겨울 바다는 차갑고 공기는 매서운데, 그 속에서 이상하리만큼 뜨거운 숨결이 가슴 아래에서부터 밀려온다. 멀리서 낮게 울리는 엔진 소리와 크레인의 금속성 마찰음이 섞여 하나의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에 내 심박이 자연스럽게 맞춰지는 순간이 있다. 마치 출항을 기다리는 선적선들이 내 호흡까지 함께 싣고 떠날 것처럼 느껴지는 밤이다. 오늘은 12월 5일, 무역의 날. 숫자와 통계, 수출입 실적 같은 단어로만 기억되던 이 날짜가, 오늘만큼은 유난히 개인적인 감각으로 다가왔다. 나는 지금 이 항만의 풍경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세계라는 거대한 흐름에 겹쳐 보고 있었다. 수천 개의 컨테..
2025.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