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3ㆍ15의거 기념일 - 그날, 거리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봄기운이 막 올라오는 캠퍼스에서 나는 스무 살의 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얇은 니트가 어깨선을 따라 흐르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다리 근육이 탄탄하게 반응한다. 거울 속 내 몸은 아직 미완성 같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다. 새내기 특유의 어색함과 과감함이 동시에 깃든 몸. 강의실로 가는 길, 달력 앱 알림이 잠깐 뜬다. 3월 15일, 3ㆍ15의거 기념일. 순간 숨이 멎듯 멈춘다. 투표권도, 발언도 너무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처럼 살아왔는데, 그 자연스러움이 사실은 누군가의 상처 위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교과서에선 늘 단정했지만, 현실 속에서는 땀과 체온, 분노와 두려움이 뒤섞인 상태였을 것이다. 나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내 몸의 감각을 느낀다. 숨, 맥박, 긴 다리의 균형..
2025.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