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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전자정부의 날 — 화면 속에서 국가를 만나는 나이

by JiwonDay 2026.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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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은 전자정부의 날이다. 2017년 10월 24일, 「전자정부법」 일부 개정을 통해 제정된 이 날은 전자정부의 우수성과 편리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그 발전을 지속적으로 촉진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전자정부란 정보기술을 활용해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업무를 전자화하고, 기관 간 행정과 국민을 향한 행정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정부를 말한다. 정의는 분명하고 목적도 명확하다. 하지만 이 날짜가 내 일상 속에서 또렷하게 떠오르는 날이냐고 묻는다면, 고개는 쉽게 끄덕여지지 않는다.

중요하다는 건 안다. 행정이 빨라졌고, 줄이 사라졌으며, 종이가 화면으로 옮겨왔다. 국가가 기술을 통해 진화해왔다는 사실도 교과서와 뉴스로 충분히 접했다. 그런데도 6월 24일이라는 숫자는 내 감정의 달력 안에서 특별히 강조되지 않는다. 어쩌면 그건 전자정부가 너무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거기 있었던 것처럼, 공기처럼 작동해온 시스템은 기념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배경이 된다. 이 날을 떠올리며 축하를 하기보다는, 그냥 또 하나의 평일로 지나쳐버리게 되는 이유다. 전자정부의 날은 그래서 나에게 ‘중요하다고 배운 날’이자, 동시에 ‘체감되지 않는 날’로 겹쳐 있다. 기술과 제도가 만들어낸 시간 위에,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아직 완전히 포개지지 않은 상태로.

 

 

몸은 가만히, 행정은 움직이는 하루

아침에 학교로 가기 전, 나는 카페 창가에 앉아 노트북을 연다. 커피 잔 옆에서 화면이 켜지고,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린다. 등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포털에 접속해 몇 번의 인증을 거친다. 의자에 앉은 내 자세는 변하지 않는데, 행정은 빠르게 이동한다. 클릭 몇 번 사이에 문서가 발급되고, 파일은 저장된다.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해야 할 일 하나가 정리된다. 이런 순간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나는 이 편리함을 몸으로 알고 있다.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감각, 창구 앞에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의 절약, 창문 너머 공무원의 얼굴 대신 로그인 화면을 마주하는 경험.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캠퍼스를 걷는 나와, 화면 앞에서 행정을 처리하는 나는 같은 사람인데, 두 장면 사이의 온도는 다르다. 하나는 살아 있는 움직임이고, 다른 하나는 정지된 자세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걷는 순간과 달리, 화면 속에서는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다. 그 익명성은 편안하면서도 조금은 공허하다.

주변 친구들에게 전자정부의 날 이야기를 꺼내면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그런 날도 있어?” 혹은 “그냥 편해서 좋은 거지.” 대부분은 행정의 디지털화에 대해 피로도, 감탄도 없이 받아들인다. 태어날 때부터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에게 전자정부는 혁신이라기보다 기본값이다. 내 몸의 감각과 이 기념일의 사회적 의미는 아직 분리되어 있다. 나는 편리함을 누리지만, 그 편리함이 기념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지금 이 나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리감일지도 모른다.

배웠지만 체화되지 않았던 시간들

전자정부의 핵심 가치는 효율성과 접근성이다. 정보기술을 통해 행정기관 간의 업무를 빠르게 연결하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설명은 교과서 속 문장으로도, 발표 자료의 슬라이드로도 여러 번 접했다.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행정은 커졌고, 복잡해졌으며, 그 복잡함을 감당하기 위해 기술이 필요해졌다는 맥락도 배웠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이 내용을 시험 범위로만 이해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전자정부는 수행평가의 주제였고, 보고서의 항목이었다. 국제 비교 지표 속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를 외우고, ‘선진 행정’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훨씬 많은 전자정부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하고 있지만, 감정은 여전히 단순하지 않다. 이해는 늘었는데, 마음은 담담하다. 편리함은 분명하지만, 그 편리함이 만들어낸 거리도 함께 느껴진다.

가끔 가족 단체 채팅방에 올라오는 메시지를 보면, 부모 세대는 여전히 오프라인 창구를 떠올린다. “직접 가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질문 속에서 세대 차이가 드러난다. SNS에서는 전자정부 서비스가 칭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편한 인증 절차나 오류에 대한 불만도 넘쳐난다. 과거의 나, 지금의 나, 그리고 앞으로의 내가 한 문단 안에서 겹친다. 전자정부의 발전은 계속될 텐데, 그 속에서 감정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록하려는 이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생각

왜 굳이 전자정부의 날에 대해 글을 쓰게 되었을까. 나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며 문장을 이어간다. 아마도 너무 당연해진 것들에 대해 한 번쯤은 멈춰 서서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화면 속에서 처리되는 행정은 내 삶을 편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국가와 나 사이의 접촉을 비물질적으로 만들었다. 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정 앞에서는 데이터가 된다. 그 두 태도가 충돌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충돌은 완전한 모순은 아니다. 몸을 긍정하며 살아가려는 태도와, 기술을 통해 삶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시스템은 서로를 밀어내기만 하는 관계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보다, 어떤 태도로 기억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진다. 전자정부의 날을 축하하지 않더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않는 태도.

이 글의 결론을 정리해보려 하면, 아직 미완이라는 사실이 먼저 떠오른다. 전자정부의 날은 나에게 여전히 형성 중인 인식이다. 편리함에 익숙한 몸, 중요함을 이해하는 머리, 그리고 아직 온전히 따라오지 않은 감정. 그 셋이 완전히 겹치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다만 6월 24일을 이렇게 한 번 기록해두는 것만으로도, 이 기념일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얼굴로 남게 된다. 독자의 자리에도 각자의 화면과 경험이 겹쳐지길 바라면서, 나는 이 생각을 열린 상태로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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